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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 2학년 4반 수업

감나무임 2006. 4. 4. 15:28

참! 나름대로 20년 베테랑 수업이라고 자신만만하건만, 이반에 수업 들어가면 20여년 경력이 무색하다. 한시간 수업을 하고나면 '황당함'이 뒤꼭지를 쑤신다고 해야할까?

 

차렷 경례도 하기전에

"샘, 화장실 갔다오께요"

"양호실에요"

 

 

저들끼리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은지, 도무지 종을 치고, 선생님이 수업하러 들어왔구나..하는 감각은 전혀 없다.

 

먼지 일으키고, 북새통인 애들 진정시키려고 해도 삐딱하게 앉은 애들 바로 할 줄 모르고, 얼굴은 공부하곤 담 쌓은 듯 하고,,,,

 

할 수 없이 수업을 위해 고함소리부터 먼저 나간다.

 

"바로 못앉나?!!"

"인사해라, 책펴라, 오늘은 16쪽이다."

"너거반은 이러다가 또 진도 늦은다."

"따른반이랑 너무 다르니까, 공부 좀 하려는 애들, 정말 손해보겠다."

"너, 성격은 좋은데, 수업시간에 구별좀 해라."

******

 

한시간의 잔소리가 대충 이런것도 있었던 것 같다.

 

선생님 잔소리 쯤이야 안하무인이다.

 

여전히 소설책 꺼내서  몰래보고, 히죽거리면서 수업하곤 담쌓은 듯한  애들~!

 

휴~ 어떻게 한시간이 지났나 싶다.

 

물론 진도도 다른반에 비하면 좀 늦다.

 

신학기에 몇몇 아이 바로 해 놓으면 수업도 정말 재미있도록 해 볼 수 있을텐데...

 

벌써 얼굴에 공부는 '포기'로 꽉~  그늘을 지운 애들 한테, 멋진 수업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