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たしのへや

살아도 살아도...

감나무임 2007. 5. 15. 21:35

 

복권 한장을 사도 번호를 확인 할 때까지는 행복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내게만은 무슨 행운이 쏟아져 올것 같고

 

버스를 기다려도 내가 기다리는 버스가 먼저 다가 올것 같고

 

시험 문제를 기다려도 내가 아는 것이 문제로 만들어져 있을 것 같고

 

이런 저런 ..일것 같아서 늘~ 행복한 듯 살아오며

 

스스로를 속이고 속고...

 

한해 두해가 십년 이십년이되고..이렇게 40년이 넘도록 나름 뼈빠지게 살아 온 것 같은데...

 

실상은 복권을 사도 5000원짜리도 된 적이 없고

 

기다려도 행운은 거리 멀고

 

버스는 다~가고 제일 늦게서야 내 버스가 도착하고

 

시험 공부 해 봐야 내가 아는 내용 비껴가듯 도~통 모르겠고

 

40년을 넘도록 스스로에게 아무리 최면을 걸어봐도

 

이젠...

 

최면 거는 것조차 지친다...

 

지지리도 복도 없는

 

그래서, 모든 것을 복으로 돌린다.

 

숨쉬는 것도 복으로 돌리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간 것도 복이고

 

어렵사리 취직한 것도 복이고

 

적령기를 넘길즈음 결혼을 한 것도 복이고

 

첫아들 낳은 것도 복이고

 

딸 낳은 것도 복이고

 

직장 안 짤리고 그럭저럭 다니는 것도 복이고

 

간당간당 밥이라도 먹고 사는 것도 복이고

 

어디가서 빚이라도 얻을라치면 신용이 된다고 돈 빌릴수 있는 것도 복이고

 

그래서 푸지게 빚지고 그럭저럭 대출 이자 갚을 수 있다는 것도 복이고

 

시어머니 시아버지 연금덕택에 우리한테 손 내밀지 않는 것도 복이고

 

맨날천날 돈이란 돈을 싹쓸이 해 가던 남편이 이자의 일부라도 들여다 준다는 것도 감지덕지

 

이것도 복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스승의 날'이라 옛 은사 몇분에게 문자나마 감사 메세지 전하고

 

아이들 뒷수발 좀 하다가 세탁기에 흰빨래 한판 돌리고

 

검은 옷 종류 빨래 한판 돌리고

 

색깔있는 울 종류 한 판 돌리고

 

양말 종류 한판 돌리고

 

구석구석 청소 좀 하고나니

 

시간이 어느새 오후 6시를 넘기고 있었다.

 

하나포스 무료 영화관에 전부터 보고 싶었던

 

'키쿠지로의 여름'이란 영화가 있어서

 

쉬엄 쉬엄 보고,,,

 

오늘 하루를 이렇게 보낸다.

 

10시가 넘으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오고

 

10시 20분이면 학원갔다 오는 딸아이 맞이하고

 

이렇게 오늘을 보내게 될 것이다.

 

살아도 살아도....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날...

 

그리고 내일도 오늘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