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없는 빈시간에 전화가 왔다. 2학년 모반의 학부모다.
당연히 짐작이 갔다.
몇일 전에 그집 아이가 수업시간에 핸드폰을 사용하다가 압수 당한 것이다.
수행평가 학습태도에 수업시간에 임의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1개월 압수의 원칙을 주고 있는 바이다.
그러나 학생이 여타 사정을 이야기하면 참작하여 경우에 따라 바로 돌려 주기도 하고, 벌칙삼아 몇일씩 뒀다가 돌려주거나 한다.
부모의 동의가 있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 전화 한통화에 돌려 줄 수도 있다고, 이미 공고한 바이므로 그동안 별 무리 없이 학년초의 방침이 시행되고 있는 바이다.
김**의 엄마가 전화를 했다면 몇일전 휴대폰 압수의 건이라 짐작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000엄마입니다."
"네... 무슨일로..."
"아실텐데요?"
이 한마디로 기분이 확 돌아버릴 것 같아 속에서 화가 치민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무슨일로 전화하신지 알겠군요."
"우리 애 핸드폰을 선생님이 가지고 계시다면서요?"
"그럼 왜 00폰이 제게 있는지는 아시겠습니까?"
"네, 우리애가 좀 잘못했겠죠."
"그렇습니다. 수업시간에 사용하면 안돼는 폰 사용하고, 벌칙에 따라서 제가 압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집에 엊저녁에 00휴대폰이 없어서 부슨일이 일어 난 줄 아십니까? 난리났습니다."
어처구니 없고 황당하고, 첫 마디부터가 시비쪼의 말투에 응당 좋은소리가 오갈리는 없겠지...
들어보니, 본인이 맞벌이하고, 아이 늦은시간 과외를 시켜서 폰으로 점검하는데, 애가 학원서 숙제하고 오느라 늦었는데 폰이 없어서 연락이 안된 것에 분통이 터지고 고스란히 폰을 압수한 선생을 원망하다가 전화를 했던 것이다.
교직 경력이 자랑이냐고? 할 것은 못되지만 온갖 류의 아이들을 접하다보면 심심치 않게 온갖 부모들도 교사의 입장에서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 학교풍경 학부모 풍경...엄청나게 변했다.
엣날을 그리워해서 옛날엔..하고 앉았는 선생도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학교에서 도대체 어떻게 하는지 관심도 없고, 막나가자 식의 부모들이 큰소리치는.....이런 환경에서 선생노릇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수업시간에 함부로 돌아다니는 아이, 찻집인양하고 서슴없이 옆에 앉은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아이, 쓸데 없는 소리에 주의를 주는 선생에게 오히려 왜 그런걸 지적하는지? 지금 해야 할 말을 하는데..라는 어이없는 언동....
세상이 변하면서 아이들도 변하고, 학부모도 변하는가?
40만 교사를 가르치려고 덤비는 학부모를 만날 때....
자녀를 둘러보고, 자녀에게 관심을 좀 더 가졌으면..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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