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たしのへや

'자원봉사' 허허실실

감나무임 2015. 2. 9. 22:58

 

직장 생활을 접고, 살만한 세상으로 나와서

하기 좋은 말로..취미생활, 봉사활동 등을 즐기면서 2년여를 보냈다.

 

정책적으로 복지가 잘 되어있는 우리나라는

마음만 먹으면, 무료 특강, 강좌 등등이 무수히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좋은 강좌를 얼마든지 찾아 다닐 수 있다.

 

보건소에서 '참살이 건강지도사'란 교육을 수료하니

'무료로 배웠으니 배운 실력을 바탕으로 나눔을 실천하라'는 취지에 맞춰

경로당 어르신들께 낙상예방 건강 지도사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방학이 있긴 했지만, 매주 2회 경로당 어르신께 찾아가서 한시간동안 운동지도를 하는 봉사활동이다.

참살이 건강지도사라....

어르신들께 매주 2회 찾아갈 때면 봉사활동이라는 마음에

집에서 빵도 구어가고, 시골에서 얻어온 나물도 갖다드리고...티벳버섯이라는 요구르트류도 배양해서 맛보시라 갖다드리고...^^

모든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건강지도를 위해 찾아주는 것을 고마워하시니

찾아가는 나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봉사를 해 왔다.

 

 

경로당 봉사를 계기로 찾게 된 봉사활동이 '00구립 도서관'

이 구립 도서관은 00구에서 0재단에 운영 및 경영을 위탁한 곳인 것 같다.

이 도서관에서 봉사를 1년 넘게 매주 2회씩 하다보니 자원봉사가 이렇게 이용되기도 하는구나~

'웃기는 입장'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자원봉사자'로 대체되는 그 곳은 분명 정규직원을 써야하는 곳이었다.

봉사자들은

오전 팀은 오전 4시간동안 발에 불이 나도록 서가정리 등을 해야한다.

오후 팀은 오후 4시간동안 발에 불이 나도록 서가 정리 등을 해야한다.

1년을 묵묵히 내가 가는 날마다 열심히 작업을 했다. 물론 봉사활동으로...

아! 내가 봉사했던 곳은 상당히 편한 곳이였다....내 나름 요령을 세워서,

책들을 수레에 싣고 옮겨 다녔고, 책도 그리 많지 않은 국제자료실이었으니...

이번 분기에는 봉사처도 인사이동?  어린이, 유아자료실로 옮겼다....

이곳은 정말 발에 불이날 정도다....

어느날, 대학생 봉사자가 대학에서 필요한 봉사시간을 채우러 왔다면서 봉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필요한 시간만큼 봉사를 하고 마지막날...인사를 하면서 하는 말이 너무 인상적이다.

 

1. 자원봉사를 하는 동안 마치 봉사자는 '갑'이요, 근무하는 사서는 '을'인 것 같더라. 

   봉사자가 없으면 근무하는 사서가 해야할 일임에도, 사서는 서가정리를 봉사자에게 맡기기만 하더라.

   봉사자가 잠시 쉬고 있으면 '여기서 쉬면 안돼요!'라고 하더라

 

2. 정규직이 분명히 있어야 할 자리를 봉사자로 대체하는 것 같더라.

   매일 오전 오후로 나뉘어서 봉사자가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활동을 하니

   이 도서관에서 규칙적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은 30명은 넘을 것 같다.

   몇사람 정규직이 있어야 할 자린 것은 분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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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2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꼈지만 딱히 정리 안된 뭔가가 이 대학생의 소감으로

그 뭔가가 정리 된 것 같다..

 

1. 자원봉사자의 순수한 봉사의 심성을 이용하는 행정.

   모 대학병원에서 처방전 안내 도우미 자원봉사할 때이다. 자원봉사자에게 시선이 곱지 않았다. 왜일까 생각했는데

   다른 어떤분이 말씀하셨다. 그 자리에 원래 직원이 한명 있었는데, 자원봉사자로 대체되었단다.

   이때만해도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되지 않았던 일자리...

 

2. 00구는 도서관 운영을 00재단에 일임하였다. 외부인의 시각으로 볼때 도서관은 구청에서 모든 것이 운영되고 근무자는 공무원인가 생각한다.

   그러나, 구청은 재단에 일임하여 운영하며,  관장은 계약직이다. 물론 재단 이사직도 계약직으로 초빙하였다.

   이사직 초빙에는 00구청 퇴임자가 초빙되었다. 관장은 잘모르겠다.

 

3. 사서의 다수가 계약직이다. 더 웃기는 것이 그자리 그대로 임용되는 데도 불구하고 1년 계속 근무를 하면

   퇴직금이 나간다는 이유로 9개월씩 계약한다.

  아니, 9개월에 계약기간 끝나면 해임했다가, 다시 기간제 모집 공고를 내서 재 임용한다. 대졸자들, 급여와 근무조건도 너무 안좋다.

 

요즈음 청년실업자, 장년실업자 주부구인 등....

백세시대에 백수가 천지이다.

백수시대에 봉사자로 자리를 메꿀 생각만 하는 행정이 웃긴다!

 

자원 봉사의 순수성이 학교에서 사라지도록 하고 있다.

순수한 봉사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자원봉사.

대학에서 자원봉사시간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

이런 것이 미끼가 되어 순수한 자원봉사자는 '을'이 되는 세상이 된 듯하다.

자원봉사할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라. 어디서 봉사시간 메꿀래?

자원봉사하면 어떤 곳은 교통비도 최대 1만원 준단다.

하루 1만원씩 매일 봉사하면 한달 30만원 근로비가 생긴다?

분명 변하기는 해야할 텐데~ 쉽게 변할 것 같지 않은 자원봉사 백태를 보고 잠시 헛소리한다.

 

이번 분기 마치고 나면 '자원봉사'에 발딛지 말아야지......